우리가 사는 생명의 지구 저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인도네시아 파푸아 원시림에는 확인된 언어만 271종에 이를 만큼 그와 비례하는 숫자의 부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 중 5개의 언어가 없어졌고 그 말을 쓰는 부족도 사라졌다. '지구 상 마지막 석기시대인들'이라 불리는 이들은 여전히 원시생활을 하고 있지만, 개발과 문명은 그들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갑작스러운 원시문명에서 현대문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파푸아 부족들의 삶을 조명해 본다.

1. 나무인간, 오랑뽀혼
파푸아 열대밀림 속에 사는 코로와이족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70년대. 코로와이족은 지상 30~50m의 높은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사는 특이한 부족으로 지금도 식인풍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온 다습한 열대의 삶은 구태여 경작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식량이 떨어지면 여자와 아이들은 밀림에서 식량을 얻었고 채집 과정 또한 아무런 도구 없이도 모든 것을 즉석에서 만들어 쓰는 놀라운 '석기시대인의 지혜'를 확인할 수 있다. 전쟁으로부터 적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높은 곳에서 생활하는 법을 터득한 코로와이족의 오랜 삶의 모습과 지혜를 엿본다.

2. 까로의 슬픈 열대
해발 1,800미터 고원 도시 와메나에 사는 다니족은 가족이나 친척이 죽으면 혼자 숲속으로 들어가 손가락 마디를 잘라 슬픔을 삼킨다. 마을에는 손가락 마디가 절단된 여자들이 수없이 많지만, 이제는 금지된 전통이 되었다.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외부인들의 생활방식이 그들의 삶에 섞이기 시작하자 지금까지는 없던 문제들이 발생되기 시작했다. 400여 년 되었다는 미라와 꾸룰루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산악부족인 얄리족의 이색 결혼식, 다니족 추장의 딸이자 과부인 까로의 이야기를 통해 원시와 문명의 과도기적인 삶을 사는 파푸아 다니족이 처한 현실을 만나본다.

3. 파푸아의 노래
밀림으로 인해 단절된 파푸아의 부족들은 축제을 통해 외부와 소통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축제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파푸아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1,000여 명이 참가하는 각 부족이 간직한 스토리텔링을 모의전쟁 형식으로 소개하는 등 대대적인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령을 거쳐 인도네시아령이 된 지금까지도 파푸아는 파푸아 나름의 삶을 간직하며 살아왔지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직면한 파푸아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니족 장례식을 통해 지구 상 마지막 남은 석기시대인들이라는 별칭을 가진 파푸아인의 삶을 엿본다.

4. 원시고원의 사랑과 평화, 발린카족
이리얀자야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마오케산맥! 해발 3천 미터 높이의 북부 고산지대에서 만난 원시 부족이 있었으니,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발린카 족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약탈 전쟁을 치렀던 호전적인 부족이지만, 소수 부족만이 남은 지금 끈끈한 가족애와 동료애를 자랑한다. 고립된 산악지대에서 원시의 삶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발린카 족의 평화로운 모습을 찾아가본다.

5. 정글의 카누전사 시카리족
인도네시아 이리안자야 서부 맴브라모 강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시카리족. 열대우림의 정글 속에서 소형 배 카누에 의존해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스칼리족 사람들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모두가 함께한다. 식량도 공동으로 구해서 주민들이 공평하게 나눠 먹는 진정한 공동체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스칼리족 사람들. 지구상의 가장 작은 청동기 문화를 지켜온 이리안자야 카누 전사의 모습과 200년 된 밀림의 아름드리 디아나무로 배 앞머리와 꼬리가 뾰족한 작은 배 카누를 만드는 과정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