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전 포용과 관용으로 세계를 통합했던 일류 최초의 거대제국 페르시아.
이란으로의 여행은 길 위에 세워진 찬란했던 고대, 페르시아와 만나는 여정이다.
시를 사랑하고 노래를 사랑하며 낭만을 아는 사람들의 땅, 이란으로 떠나본다.

1. 조로아스터의 후예들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이슬람이기는 하나 페르시아 무슬림이라 불리며 이란만의 정체성을 따로 가지고 있다.
이란의 영혼이라 불리는 콤에서 처음을 맞이하며 이란에 이슬람교가 정착되기 전 페르시아의 정신적 근간이 되었던 조로아스터교를 마지막까지 지켜왔던 어비어네로 향한다. 이란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중의 하나로 이란의 역사로 가는 관문인 어비어네는 옛 페르시아 분위기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마을이다.
조로아스터교의 모토대로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을 실천하며 중세 페르시아 언어를 지켜내고 조로아스터의 정신을 이어온 사람들의 삶을 엿본다. 이어서 이란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카스피해에서 대를 이어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부자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2. 페르세폴리스로 가는 길
세계 최초의 거대제국이었던 페르시아의 옛 수도 페르세폴리스를 찾아가본다.
페르세폴리스가 있는 쉬라즈로 가기 위해서는 산새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자그로스 산맥을 넘어야 한다.
이곳에서 거친 사막을 옮겨 다니며 유목 생활을 하는 카쉬카이족을 만나보고 때마침 3일 동안 열린다는 그들의 결혼식을 보며 유목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본다. 카쉬카이족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고대 페르시아 문명의 요람이었던 쉬라즈로 향한다. 수세기 동안 지방무역의 중심지였던 쉬라즈 시장의 모습과 14세기 사랑과 자유를 노래했던 하페즈 시인의 무덤을 찾아가 시와 노래를 사랑하는 이란인들의 낭만을 엿본다. 또한 쉬라즈 여행의 종착점인 페르세폴리스에서 찬란했던 페르시아의 흔적을 찾아보고 역사가 남겨준 유산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전통의 가치와 자부심을 느껴본다.

3.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수도 테헤란에서 아침에만 먹을 수 있다는 이란의 전통음식 칼레페체를 맛보고 테헤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토찰산으로 향한다. 마치 화성기지에 온 것 같은 묘한 느낌을 주는 산에서 어떠한 생활의 흔적도 느낄 수 없는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한다.
또, 이란 영화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길의 3부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찾아가본다.
영화 속 장면에 나오는 촬영지를 찾기 위해 마을을 헤메고, 지진의 흔적이 남아있는 폐허 속에서도 영화 속 주인공들과 꼭 닮은 소박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햇볕에 반짝이는 올리브 잎을 보면서 영화의 생생했던 현장 속에 녹아든다.

4. 페르시안, 길 위의 영혼
이란의 진주 이스파한. 한때 세상의 절반이라고 불렸던 이곳을 더욱 빛나게 하는 이맘 모스크를 찾아간다.
건축의 백미로 꼽히며 현지인들도 평생에 한번은 꼭 찾는다는 이맘 모스크에서 건축물의 묘미를 맛보고 신에 대한 이들의 믿음과 신념을 느껴본다. 이맘 모스크와 마주한 곳에 자리잡은 이스파한 시장은 수백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란의 어제와 오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유목민들의 삶과 같은 카펫을 보고, 카펫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바흐티아리 부족을 찾아가본다. 5시간에 걸려 찾아간 곳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카펫을 짜보기도 하고 전통 요구르트도 만들어 보면서 바흐티아리인들의 담백한 생활을 엿본다. 마지막으로 이스파한의 낭만을 대표하는 곳, 노래가 있고 바람이 있고 강이 있고 푸른하늘이 있는 하주다리를 찾아가 지구의 오랜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페르시안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