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라이따이한 등 근현대사의 흔적들로만 알려진 베트남.
그러나 깊숙이 들여다보면 북부에서 남부까지 각 도시가 저마다의 풍경과 다채로운 색채를 가지고 있고 독특한 맛과 멋이 넘치는 삶을 발견할 수 있다.
베트남의 자연과 그속에서 성실하고 치열하게 삶을 꾸려 가는 사람들은 어떤 색깔인지 알아본다.

1. 메콩델타, 물위의 사람들
비옥한 축복의 땅 메콩델타. 베트남을 세계 2위의 쌀 생산국으로 만든 메콩델타는 베트남 경제의 중심이 되었다.
메콩델타에서 가장 유명한 까이랑 수상시장을 찾아 그들의 생활 모습을 들여다본다. 물길로 오랜 시간을 멀리가서 물건을 사거나 팔기 때문에 상인들에게 배는 곧 집이다. 생의 대부분을 좁다란 배에서 보내야 하는 사람들과 부잣집 양어장 주변을 헤매며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 그들은 여전히 어렵고 배고프다. 끝없는 전쟁 속 아픈 역사를 딛고 범람에 대항하기보다 적응하며 살아가는 메콩델타 사람들. 그 끈질긴 미소에서 베트남의 미래를 찾아본다.

2. 사파 가는 길
베트남 대부분의 소수민족들은 고산지대에서 자신들만의 언어와 문화 속에 고립되어 살아왔다. 그 대표적인 곳이 해발 1650m의 사파. 사파는 다양한 산악 부족들의 도시로 10종류 이상의 소수민족들이 이곳에 모여산다. 그 중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블랙 흐몽족, 플라워 흐몽족, 레드 자오족이 거대한 계단식 논을 일구며 그들만의 삶의 방식을 지켜가고 있다. 그들이 지켜온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이 이제 색다른 관광자원이 되어 각광받는 지금, 세상과의 소통은 베트남 소수민족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그들은 더 행복해지고 있을까?
하노이에서 사파까지 11시간의 긴 여행길 위에서 그 해답을 생각해본다.

3. 호이안, 500년 코스모폴리스
500년 전 국제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호이안. 동·서양을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항구였지만 지금은 그 옛날 국제항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호이안 구시가지에는 16~17세기의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어있다.
까오 러우, 화이트 로즈, 완톤과 같은 진미들을 맛보고, 호이안의 명물 중 하나인 요리교실에서 베트남 요리를 직접 만들어본다.
또 도자기를 비롯한 호이안의 발전된 수공업의 기술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전통 수예를 기반으로 한 재단기술로 맞춤옷집이 즐비한 거리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단 하루면 나만을 위한 옷이 만들어진다.
500년 역사와 고풍스러운 멋이 여행자들을 위해 늘 준비되어 있는 곳, 관광객을 위한 맞춤도시 같은 호이안만의 매력을 만나본다.

4. 베트남의 초상
화살을 피한다는 의미의 도시, 무이네는 그 의미대로 태풍도 이곳을 피해가기 때문에 배들의 정박지이자 큰 어촌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 어시장에서 만난 사진작가 롱탄을 만나기 위해 냐짱을 찾았다. 냐짱의 해변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서구인을 위한 휴양지로 개발되어 지금은 베트남 최고의 해변으로 유명하다. 베트남의 일상을 담는 작가 롱탄의 작품들을 감상해보고 파란색과 흰색의 강열함으로 다가오는 곳, 염전으로 향한다. 염전에는 자연이 만든 최고의 풍경이 있고, 그속에서 땀흘리는 노동이 있으며 다른 땅에서는 볼 수 없는 베트남의 문화가 녹아있다. 롱탄과 함께 만나본 베트남 사람들의 시선과 그들의 희로애락을 통해 바라본 베트남의 초상, 그 깊은 시선을 따라가본다.